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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집 짓다 화병? 이젠 옛말 (2013-01-11)

 

                                                           ⓒ황효철

파주 ‘사이 마당 집’과 보성 ‘툇마루 주택’을 지으면서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에 즐거운 소통이 이루어졌다. 과정이 유쾌하지 않으면 흠투성이 집이 탄생하게 마련이다.

 

요즘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주거 문화는 획일적인 아파트 단지와 노란색 학원버스로 대변돼왔다. 하지만 점차 주택 안에서 자기 가족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골목길과 땅을 밟고 그곳에서 여러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이를 보여주듯 최근 사무실에는 3040 세대를 중심으로 단독주택에 대한 상담이 많다. 이들 대부분이 단조로운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마당을 중심으로 하는 변화무쌍한 단독주택의 추억을 남겨주길 소망한다.

최근 사무실로 찾아온 세 아이를 둔 30대 중반 건축주 부부 역시 자신들만의 집을 원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막연하게 116㎡(35평) 규모의 방 몇 개, 욕실 몇 개를 생각했다. 상담은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했다. 나는 먼저 규모보다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물었다. 두 부부의 삶의 패턴은 어떤지, 세 아이의 생활은 무엇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지를 그려보도록 했다. 건축주가 삶을 디자인하는 동안 나는 대지와 그 주변의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황효철
전남 보성의 ‘툇마루 주택’ 전경(위). 벽돌로 경사지붕 집을 짓고 담장을 낮게 해 이웃과 소통하도록 했다.


남편이 방송사 촬영감독인 부부는 조금은 여유롭게 자연이나 동네 문화를 접하고자 경기도 파주에 땅을 구입했다. 지금은 서울 아파트에서 전세를 산다. 평소 생활은 엄마를 중심으로 세 아이가 매우 긴밀하게 즐거운 가족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어느 정도 개인 공간이 필요하고, 동시에 손님을 주로 상대하는 거실보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놀이방 같은 열린 공간이 있는 집을 원했다. 나는 몇 주간 인터뷰를 해서 상담 내용을 정리했다. 그리고 다음 만남에서 스케치로 표현해 보여주었다.

먼저 가장 사용 빈도가 낮은 안방을 전통 한옥에서 볼 수 있는 대청마루를 통해 본채와 분리했다. 대청마루는 주변 자연과 마당에 열린 상태로 바람과 시선이 통하게 되고, 비나 눈이 올 경우 놀이를 하거나 빨래를 널 수 있는 마당 구실도 한다. 또 동남쪽 마당 전면의 툇마루와 연결되어 식구들이 언제든 걸터앉을 수도 있고 누울 수도 있다. 이를 계기로 이 집의 이름을 ‘사이 마당 집’으로 지었다. 사이 마당인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집 안팎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전면 마당과 도로에 면한 경사지는 좀 더 효과적인 옥외 마당 구실을 하게 된다.

계단은 책 보거나 영화 감상하는 공간


또 하나 이 집의 특징은 아이들의 추억을 남기는 공간이다. 책꽂이를 품은 계단을 이용해 아이들 방을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단차를 이용해, 가장 높이 위치한 아이 방 아래는 주방과 시각적으로 직접 연결되는 놀이방 겸 가족실이 되도록 했다. 계단식 구성을 통해 식구들은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고, 때로는 영화를 감상하는 객석이 될 수 있다. 주방과 식당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공간이 연결되면서, 엄마는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과 눈을 맞춰가며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

아파트가 거실을 중심으로 닫힌 실내 생활을 한다면 ‘사이 마당 집’은 조금씩 성격이 다른 다양한 거실과 마당을 통해 가족 구성원 스스로 공간을 활용해나가도록 유도하는 ‘넓은’ 느낌의 집이 될 것이다.

ⓒ김창균 제공
경기도 파주 ‘사이 마당 집’은 주방과 식당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공간이 연결되면서 부모는 집안일을 하면서도 아이들과 눈을 맞출 수 있다(아래, 아래 오른쪽). 대청마루를 통해 안방을 본채와 분리했다(아래 맨 오른쪽).


아파트 전세를 사는 건축주는 건축비가 풍족하지는 않다. 116㎡로 한정했고, 공사비도 예상이기는 하지만 내부 가구까지 포함해 전체 1억7000만원 안팎이다. 땅값까지 포함하면, 이 단독주택은 서울 아파트 전세와 맞바꾼 셈이다.

고풍스러운 동네이므로 새 집처럼 보이지 않게


최근 건축주가 “건축가는 자기 집도 아닌데 매일 설계 속 집을 수없이 왔다 갔다 하는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장면이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 등에 대한 필자의 제안에 만족해했다. “집 짓다 화병 걸린다는 말은 옛말이다”라고 건축주는 덧붙였다.

최근 완공된 전남 보성의 ‘툇마루 주택’도 이렇게 즐겁게 작업하고 그 결과로 좋은 성과를 낸 사례이다. 40대 중반인 건축주는 본인이 태어난 고향 집 자리에 나이 든 부모를 위한 집을 짓고 나중에 직접 귀향해 생활하기를 원했다. 원래 살던 집이 외풍이 심해 무엇보다 단열이 잘되는 따뜻한 집이면서, 작고 고풍스러운 동네인 만큼 너무 튀지 않고, 방금 지어진 새 집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동네를 둘러싼 산세와 주변 집들을 관찰해 툇마루를 가진 벽돌 1층 경사지붕 집을 제안했고, 더불어 담장을 낮게 해 이웃과 소통하도록 했다. 설계가 이루어지는 내내 건축주는 작업에 적극 동참했고, 나 또한 멀리 떨어진 현장에 기분 좋게 자주 다녀올 수 있었다.

집 짓는 작업은 분명 유쾌한 작업임이 틀림없다. 건축가인 내 집을 짓는 건 아니지만, 건축주들의 꿈과 가족 이야기가 담긴 집을 짓는 과정에서 건축주·건축가·시공사가 서로를 신뢰하며 즐거운 작업이 이루어질 때, 그 집은 사용하는 가족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평을 받는다. 과정이 유쾌하지 않으면 땅에도 어울리지 않는 흠투성이 집이 탄생한다. (글 : 김창균)

[문화체육관광부]  숨 막히고 답답한 교실은 이제 그만!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2012-12-17)

학교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12년 동안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교실이란 어떤 공간일까요? 공간의 효율성만을 생각한 결과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을 교탁과 책상만 빽빽이 들어선 숨 막히는 교실에 가둔 것은 아닐까요? 문화로 학교 공간을 재창출하여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놀이터로, 지역주민에게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사업이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사업입니다.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사업 참여 체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사업은 2008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획일적이고 기능적으로 조성된 학교 공간을 다양한 문화 활동과 소통이 활성화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학교 내 유휴 공간을 갤러리, 도서관, 문화 쉼터, 예술동아리방 등의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4월 선정된 8개 학교를 대상으로 디자인 디렉터 8명이 각각 담당한 학교에서 3~4개월에 걸쳐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이 함께 참여하는 디자인 워크숍을 개최하였고 이 과정을 통해 유휴 공간은 학생들이 원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학생들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높이는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웹사이트: http://www.happy-school.or.kr/)

실내 활동공간이 없던 대길초등학교의 변화

▲(위)기존 대길초등학교 유휴 공간으로 복도와 교실 2개를 활용할 수 있었다.

(아래)학생들도 워크숍에 참여하여 설계도면을 그리고 모형만들기 활동을 수행했다.

촬영: 박정훈 사진작가,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올해 첫 번째로 준공된 대길초등학교는 그동안 실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 등 문화 활동을 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의 대상 학교로 선정되어 기존 유휴 교실 2개를 디자인 개선을 통해 다목적 문화예술교실로 개장하게 되었는데요. 대길초등학교의 디자인디렉터로는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한 김창균 소장(유타건축사사무소 소장)이 위촉되었습니다.

김창균 소장은 먼저 학교의 실제 사용자인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3개월간 디자인워크숍을 통해 고정화된 학교에서 벗어난 자신이 꿈꾸는 학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워크숍을 통해 도출된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 탄생한 다목적문화예술교실은, 기존 복도와 교실을 구분하던 벽을 개방하여 더 넓은 공간을 확보했고, 학생들의 소규모 공연을 위한 무대와 계단식 관람석을 설치하여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문화적 재능을 발현하는 장으로 마련됐습니다.

▲ 완공된 대길초등학교 문화예술교실

촬영: 박정훈 사진작가, 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렇게 완공된 문화예술교실은 현재 학예 발표회, 동아리 활동, 영화 감상 등 문화 행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역사회와 학부모들을 위해서도 사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실을 잘 활용하고 만족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눈이 많이 왔던 지난 7일 방과 후 연극놀이부 동아리 활동이 한창인 문화예술교실을 찾아갔습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문화예술교실

▲문화예술교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연글놀이부 학생들 ⓒ정기완

연극놀이부 아이들이 옷을 갖춰 입고 문화예술교실로 모였는데요. 이날은 본 공연은 아니지만 그동안 연습했던 연극을 실제 무대라 생각한 연습시간을 가졌습니다. 연극의 제목은 ‘별주부전’이었는데요. 토끼와 자라부터 용왕까지 다양한 역할을 실감 나게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연극놀이부는 문화예술교실이 생기기 전에는 급식실과 운동장에서 연습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문화예술을 위한 공간이 생김으로써 쾌적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만족해했습니다.

[INTERVIEW]

“이제 멋진 무대에서 연극을 할 수 있어요.” - 박세연, 소다은

문화예술교실이 생기기 전에는 급식실에서 연극연습을 했어요. 급식실을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운동장에 나가서 했고요. 운동장에서 연습하면 밖이라서 춥고 모랫바닥이라 먼지도 많이 먹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조명과 무대가 있어서 공연하기 좋은 교실이 만들어지길 원했어요. 많은 사람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시설도 원했고요. 교실이 완성되고 처음 들어왔을 때 이제 연극동아리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연습을 하고 멋진 무대에서 많은 관객에게 연극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늘 하는 모습을 보니 교실에서 마음껏 뛰어다니고 큰소리로 외칠 수 있더라고요.

“문화예술교실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더 가까워지게 해주었어요.” - 이길자 선생님

Q.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사업을 신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교에 체육관이나 강당이 없어서 대내외적인 행사에 제약이 많았어요. 동아리 활동을 할 적당한 공간도 없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힘든 점이 많았고요. 그러다 교장선생님이 올해 초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라는 사업을 알고 신청하게 되었죠.

Q. 선생님들은 대체로 어떤 교실을 원했나요?

일단 학교의 대내외적인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입학식이나 졸업식을 제대로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원했죠. 또 아이들이 실내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서 다치지 않고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길 바랐어요.

Q. 현재 교실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요?

기본적으로 문화예술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고요. 가끔 아이들과 영화관람을 하기도 해요.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이곳에서 실내체육 활동을 하죠. 대내외적인 행사도 진행되는데요. 합창, 요들송, 연극, 국악 등 현재 학교에서 활동하는 동아리의 발표회를 하기도 하고 학교의 대내외적인 행사를 진행할 때 사용해요.

Q. 문화예술교실에서 수업할 때 어떤 장점이 있나요?

아이들과 소통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요. 답답한 교실이 아닌 개방되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신체활동이 많은데요. 손을 잡고 몸을 비비면서 함께 놀다 보니 아이들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어요.

Q. 아이들에게 이 교실이 어떤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세요?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할 시기잖아요. 그런 시기에 우리에게 온 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고 준비한 무대를 발표하면서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른이 되어서 초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볼 때 내 예쁜 추억이 담긴 공간으로 남았으면 해요.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교실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 김창균 건축가

Q. 워크숍을 통해 선생님, 학생,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받았어요. 어떤 의견이 나왔나요?

일단 학교에서는 대내외적인 행사를 위해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교실 두 개를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다보니 공간이 길어졌어요. 그래서 무대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설계했죠. 무대를 가운데에 놓고 그 주위를 사람들이 둘러앉는 원형극장 형태로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틀에 박히지 않은 공간을 원했어요. 그래서 무대를 해체하면 의자로 쓰일 수도 있고 양 끝의 객석을 무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아이들도 설계도면을 그리고 모형을 만들면서 설계에 참여했어요. 낚시터, 게임방 같은 재미난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어요.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서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몫이었죠.

▲ 무대가 분리되어 있어 무대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 ⓒ정기완

Q. 프로젝트를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저의 생각과 선생님들의 생각의 차이가 있었어요. 선생님들은 아직 새로운 교실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변화에 대해 닫혀있었거든요. 그 의견을 반영하다 보면 기존의 교실과 똑같은 모습이 될 것 같았어요. 하지만 모두가 참여한 워크숍 자리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었어요. 서로 원하는 것을 말하고 양보를 한 것이죠. 막상 교실이 완성되니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고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는 점에 모두가 만족해했어요.

Q. 아이들이 꿈을 키워나갈 교실을 디자인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집중하셨나요?

아이들에게 많은 가능성을 놓고 조합할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다양한 생각을 통해서 상상력이 자라거든요. 스스로 생각하고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죠. 그리고 만지고, 앉고, 기어 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최대한 몸의 감각을 활용하도록 했어요. 그런 감각을 잘 흡수할 때이거든요.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신체를 활용해서 감각을 발달시키고 상상력과 감성도 더불어 발달하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했죠. 그런 활동들을 통해서 아이들도 깨달을 거예요. 학교란 단순히 책을 읽거나 지식을 쌓는 공간만은 아니라는 것을요.

▲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 모두 모여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 ⓒ정기완

Q. 학교의 모습에 따라 분위기나 아이들의 자라나는 모습이 달라질까요?

당연히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식수준은 최고지만 놀이나 감성에 대한 부분은 부족해요. 많은 학교에 이런 문화예술교실이 생기고 잘 활용해서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책에서만 보는 이론에서가 아닌 실제로 친구들과 활동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죠.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만큼은 이러한 공간을 통해서 진정한 열린교육을 받고 나중에 자라고 선생님이 되었을 때 더 창의적인 교육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쳐주었으면 좋겠어요.

Q. 이번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이 궁금해요

생각했던 것보다 작업 후에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완성된 교실을 아이들이 즐겁게 활용하고 선생님들도 만족해하시니 건축가 입장에서 행복했어요. 하나의 작은 시작이라고 봐요. 단순히 학교가 원하는 공간이 아닌 진정으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이 프로젝트가 지속될 수 있고, 지속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고요. 모두가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서 함께 꿈꾸는 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가 정말 좋았어요. 이번에 탄생한 공간을 통해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끌어내고 도움을 주길 바랍니다.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과 희망이 담길 문화예술교실

▲ 공연연습이 끝난 후 함께 모여 즐거워하는 연극놀이부 아이들 ⓒ정기완

이제 아이들은 문화예술교실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실제로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함으로써 소중한 추억을 쌓아갈 것입니다. 더는 교과서에 나오는 지식만 배우는 것이 아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는 숨막히는 공간이 아닌 쾌적하고 문화로 가득한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문화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 사업은 내년에도 계속됩니다.

[중앙일보]  젊은 건축가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집짓기’ ① 김창균의 ‘보성 주택’ (2012-11-20)

고향 풍경에 나지막이 녹아든 ‘툇마루 집’

회색 벽돌로 마무리된 단층집 ‘보성 툇마루 주택’. 건축가 김창균이 설계했다. 0.3~0.7m로 낮게 쌓인 담장 덕에 툇마루에서 마을 입구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사진작가 황효철]

집을 짓고 싶다. 기왕이면 건축가가 설계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를 위한 맞춤집’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떤 건축가를 선택해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젊은 건축가들이 나섰다. 한국 건축계를 이끄는 30~50대 건축가 24인이 함께 하는 ‘유쾌한 집짓기’는 자신에게 맞는 건축가를 찾는 이들과 그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건축가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축가들의 사연이 담긴 집들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원래는 작은 초가집이었다. 1976년 59㎡(18평) 규모의 개량한옥으로 개축해 40여 년을 살았다.

벽이 얇아 여름에는 푹푹 찌고 겨울에는 외풍 때문에 손발이 시린 집이었다. 자식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이제는 부모님 두 분만 머물고 있는 고향집. 고등학교 때부터 객지생활을 한 아들은 한여름·한겨울이면 부모님 생각에 맘이 짠했다. 그리고 결심 끝에 모은 돈을 탈탈 털어 부모님께 새 집을 선물하기로 한다. 올해 7월 전남 보성군 원봉리에 들어선 ‘보성 툇마루 주택’이다.

 

건축가 김창균
 25가구 정도가 모여 사는 한적한 시골마을, 마을 입구엔 작은 정자가 있다. 마을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서니 언덕배기 낮은 회색 벽돌집이 눈에 띈다. 건축가가 설계한 집이지만, 그다지 화려하거나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툇마루에 앉아 있던 건축주의 어머니 문공임(72)씨가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기자 일행을 맞았다.

 건축주인 아들 박종주(46)씨가 건축가 김창균(41) 소장에게 요구한 건 ‘튀지 않는 집’이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풍경과 조화롭게 어울리고, 이웃 어르신들이 드나들기에 부담이 없는 집을 원했다. 처음엔 2층집을 생각했지만, 고령의 부모님이 오르내리기에 불편할 것 같아 단층으로 결정했다. 건축가는 설계 전 마을 집들을 한 채 한 채 돌아봤다. 그리고 소박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회색 벽돌집을 제안했다.

 연면적 121.6m(36.8평)의 이 집은 경골 목구조(나무를 약 40㎝ 간격으로 촘촘하게 세워 골조를 만드는 방식)로 지어졌다. 나무 골조에 단열재를 안팎으로 이중 시공한 후, 바깥쪽에 벽돌을 쌓았다. 단열재와 벽돌 사이에는 10㎝ 가량의 틈을 뒀다. “벽에 빈 공간이 있으면 공기층이 생겨 통풍을 돕고 방음에도 좋습니다. 바람이 직접 부딪히지 않기 때문에 방한에도 유리하죠.” 김 소장의 설명이다.

 

뒷뜰에 마련된 아담한 툇마루. 동네사람들의 휴식처다. 올 여름에는 고추를 말리는 데 사용했다.
 내부는 가로로 긴 복도에 양쪽으로 방과 부엌 등이 늘어선 일자형 구조다. 명절에 친척들이 한데 모일 수 있도록 거실은 널찍하게 만들었다. 앞마당으로 향하는 거실창문과 뒤뜰로 향하는 문을 마주보게 해 통풍이 잘 되도록 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집의 포인트는 집 앞에 길게 놓인 툇마루와 다락방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테라스다.

 “동네 집들을 돌아보니 집집마다 툇마루가 있더군요. 어르신들의 휴식 공간이자 동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동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습니다.”

 지붕 사이에 움푹 파인 작은 테라스에 서면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손님용으로 마련된 다락방 천장에는 별과 구름이 보이는 유리창을 달았다.

 새 집 같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세련된 이 집은 동네 사람들에게 ‘서울 사람이 지은 집’으로 불린다. 공사비는 건축물에만 평당 약 460만원이 들었다. 단열을 중시해 비싼 외장재와 창호 등을 선택한 탓에 공사비가 예상보다 올라갔다.

 아들은 “그래도 따뜻하고 편리한 집이 탄생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어머니는 “내가 생전에 이렇게 깔끔하고 좋은 집에 살아볼 수 있을 줄 몰랐다. 무엇보다 명절에 손주들이 찾아왔을 때 편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좋다”며 웃었다.

 

 

◆건축가 김창균=1971년생. 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부터 ‘유타 건축사사무소’를 이끌고 있다.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며 공공화장실 리모델링 작업으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올해의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미디어 센터와 정문, 삼청동 가압장, 국립과천과학관 감각놀이터 등이 있다.

[마티]  우리 가족이 처음 지은 집 (2012-11-06)

우리 가족이 처음 지은 집 - 집짓기에 먼저 도전한 이웃들의 성공 포인트

건축주 가족 (지은이) | 마티 편집부 (옮긴이) | 마티 | 2012-11-05
반양장본 | 324쪽 | 231*168mm | ISBN(13) : 9788992053709

목차

책을 엮으며_ 우리 이웃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다

01파주 교하 | 인생의 다른 과녁을 만들다 - 황석주 건축주

02일산 성석동 | 솟아오르는 삶을 꿈꾸다 - 한혜인 건축주

03화성 동탄 | 집짓기, 10대 노하우 공개 - 장인오 건축주

04화성 동탄 | 옛집을 덮으며 삼은재를 열다 - 고희석 건축주

지금 당장 행복하라 - 김준희 건축주

05전남 보성 | 시골에 부모님 댁을 신축하다 - 박종주 건축주

06용인 구성 | 롤리팝하우스를 만든 두개의 시선 - 이지선 건축주

07청원 오창 | 셋째 아이 낳기 - 이수정 건축주

08부천 범박동 | 부모님과 이웃되다 - 이재훈 건축주

09일산 성석동 | 말레하우스 이야기 - 문화라 건축주

10경기 양평 | 집과 삶의 하이브리드 - 김준산 건축주

11부산 양산 | 어른이 되는 길 - 이성민 건축주

12전북 완주 | 잠이 편안한 집이 진짜 집이다 - 김민주 건축주

13일산 성석동 |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 - 류창남 건축주

14광명 소하 | 하이하바를 찾아서 - 이은주 건축주

15분당 판교 | 직접 발주로 공사를 진행하다 - 심재록 건축주

건축가 소개

책 소개

건축면적 12평에서 36평까지(연면적 25평~81평), 12동네, 16가족의 기막힌 사연들. 이 책에 소개된 이웃들의 도전기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다. 팍팍한 예산, 예상치 못한 땅 문제들, 건축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설계 변경들, 폭우나 혹한으로 속수무책으로 늘어지는 공사기간, 발주한 설비들의 제작사고, 우왕좌왕하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실수들….

작게는 1억 남짓에서 많게는 3억 3,000만 원까지, 또 단층에서 3층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의 모습과 사연을 만날 수 있지만, 소개된 집들의 공통점은 모두 저마다 반드시 극복해야 했던 ‘현실’이 꼭 하나씩 있었다는 것이다.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연부터 당장 메모지를 꺼내 정리를 해두고 싶을 만큼 촘촘하고 실제적인 정보까지, 이웃이 짚어주는 포인트들을 따라가보자. 막연하거나 그저 꿈이었던 ‘우리 가족만의 작은 집’이 비로소 무릎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출판사 리뷰

도서출판 마티의 ‘좋은 집 시리즈’ 흐름

‘좋은 집 시리즈’ 1권 『두 남자의 집짓기』가 단독주택에 대한 여러 편견을 깨뜨리며 아파트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집은 부동산이 아니라 행복을 담는 터’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일깨운 책이라면, 2권 『일본의 땅콩집』은 아직은 국내에 찾아보기 드문 도쿄의 작은 단독주택들의 사례를 설계와 인테리어를 포함한 폭넓은 관점에서 접근한 책으로, 작은 땅, 작은 집으로 쾌적하고 편안한 설계가 가능한 수많은 아이디어를 던져주었다.

이어 2012년 6월에 출간한 『집짓기 바이블』은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주앉아 각자의 속내를 가감 없이 털어놓은 이름하여 ‘집짓기 삼자대면’이었다. 세간의 편견과 선입견을 거침없이 무너뜨리며, 무성한 소문과 뒷담화의 실체를 드러내는 이 책은 만남에서 유지, 보수까지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총망라하며 궁금증과 답답함, 의혹과 두려움 끝에 달려 있는 모든 물음표를 해결해준다.

좋은집 시리즈, 그 네 번째 이야기

오늘 마티에서 펴내는 신간 『우리 가족이 처음 지은 집』은 ‘좋은 집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로, 단독주택 열풍이 시작된 직후 과감하게 집짓기에 도전한 평범한 여러 이웃들의 체험을 모은 ‘좌충우돌 집짓기 도전기’이다.

『두 남자의 집짓기』가 출간된 지 불과 1년 6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 사이 집을 둘러싼 공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전국의 미분양 택지는 웃돈이 붙었고, 집짓기 관련 책은 이제 서점에서 하나의 분야를 이루었다. 인테리어와 수납이 주를 이루던 기존의 시장에서 우리 가족만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다양한 건축 관련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집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고민이 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없이 반갑고 즐거운 변화이다.

남보다 먼저 도전해 성공에 이른 16가족의 진실한 조언들

남들보다 먼저 도전한 이웃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심산으로 시작된 이 기획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기까지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저간의 사정도 집집마다 각양각색인지라, 기획자가 만난 열여섯 가족은 ‘이것만은 꼭 알려주고 싶다’며 진심을 다해 열정적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기자의 취재도, 건축가의 작품 소개도 아닌, 평범한 이웃들이 직접 써내려간 체험담은 어떻게 다를까?

건축면적 12평에서 36평까지(연면적 25평~81평), 12동네의 기막힌 사연들

이 책에 소개된 이웃들의 도전기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다. 팍팍한 예산, 예상치 못한 땅 문제들, 건축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설계 변경들, 폭우나 혹한으로 속수무책으로 늘어지는 공사기간, 발주한 설비들의 제작사고, 우왕좌왕하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실수들….

오랫동안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방식이 단일화되면서 그간 ‘단독주택은 고급스럽고 비싸게 짓는다’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던 터였기에, 평범하고 소박한 중산층이 평생 처음 땅을 사서 집을 짓기란, 그것도 바라던 이상적인 모습 그대로 성공적으로 완공에 이르기란, 몇 개월 안에 건축전문가 뺨칠 만큼 정보력을 갖추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크지도 비싸지도 화려한 집도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를 알려주고 싶었다.”

작게는 1억 남짓에서 많게는 3억 3,000만 원까지, 또 단층에서 3층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의 모습과 사연을 만날 수 있지만, 소개된 집들의 공통점은 모두 저마다 반드시 극복해야 했던 ‘현실’이 꼭 하나씩 있었다는 것이다. 근 6개월 가까이 ‘땅 찾아 삼만리’를 하고도 딱 마음에 들었던 그 땅 때문에 완공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한 건축주, 애초에 예산을 잘못 세우는 바람에 공사가 진척될 때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건축주, 독특한 설계로 창호 등 설비 발주에만 2개월을 소모한 건축주, 사용승인(준공) 과정에서 재시공을 해야 했던 건축주 등등…, 무난하고 멋지게 소개할 수 있었을 집짓기 과정을 우리의 이웃들은 오직 ‘예비건축주들에게 정말 쓸모 있는 정보’가 되도록 있는 그대로를 가감 없이 들려주고 있다.

정확한 정보들(규모와 공사내역 등), 평면과 입면,

과도한 보정을 거치지 않은 실제 사진들

열여섯 가족의 특징적인 체험과 에세이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이 책은 글과 사진을 따로 구분했다. 제목과 함께 소개된 간략한 정보들(건축가, 시공사, 면적, 비용 등등)에 이어 집의 전체적인 설계 구성을 볼 수 있는 평면도(또는 단면도)를 배치했다. 평면도를 통해 대략의 면적과 공간 구성을 상상한 뒤, 건축주들이 직접 쓴 에세이를 만날 수 있다.

글의 안쪽 여백에는 원형의 아이콘과 함께 쪽수를 기재했다. 일종의 ‘찾아보기’ 기능으로, 텍스트에 관한 사진과 보충 설명이 있는 쪽수를 표기한 것이다. 글을 읽다가 집의 실제 모습이나 보충 설명이 궁금하면 작게 표시된 쪽을 바로 찾아보면 편리하다.

집의 내외부를 찍은 사진들은, 독자가 시공내역을 함께 보며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가급적 과도한 보정을 거치지 않고 현실적인 모습 그대로를 실었다.

“한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넉넉한 예산으로 홀가분하게 출발한 건축주나 팍팍한 예산과 일정을 어렵게 극복해가며 완공에 이른 건축주나, 새집으로 이사한 뒤의 소감 가운데 공통적인 멘트가 있다. “아, 정말 한번만 더 지을 수 있다면 진짜 끝내주게, 완벽하게 지을 자신이 있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예비건축주들이 이런 아쉬움을 느끼지 않도록, 이웃들은 마음과 정성을 담았다.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연부터 당장 메모지를 꺼내 정리를 해두고 싶을 만큼 촘촘하고 실제적인 정보까지, 이웃이 짚어주는 포인트들을 따라가보자. 막연하거나 그저 꿈이었던 ‘우리 가족만의 작은 집’이 비로소 무릎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조선일보]  여러분 동네 어린이 건물은 어떤 모습입니까? (2012-11-02)

[건축가들, 어린이 건물을 짓다]
빛 잘 드는 천창의 도서관, 창문 높이 낮춘 어린이집… 잘 지은 건물 공통점은 '배려'
"건축주, 규모·용도 등 간섭… 사용자 배려 힘든 게 현실"

최근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어린이집, 어린이 도서관 등의 시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알록달록한 색이나 만화영화 캐릭터로 겉만 '어린이답게' 꾸미는 게 아니라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활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건물들이다.

도서관과 한옥 체험 공간을 겸한 서울 구로구 글마루한옥어린이도서관은 대표적인 한옥 전문가인 조정구(구가도시건축 대표)씨의 작품이다. 대도시에 한옥으로 공공시설을 지어서 어린이들이 한옥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대지면적 880㎡(266평)로 도시 주택가에선 작은 편이 아니지만 주변에 낮은 담장을 둘러 위화감을 줄였다. 지난해 국토부가 주최한 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상'을 받았다.

 

글마루어린이도서관. /사진가 박영채

 

조민석(단아건축사사무소 소장)씨가 설계한 서울 강남구립 신사어린이집은 올해 서울시건축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조 소장은 "건물 곳곳의 스케일(척도)을 어린이에게 맞췄다"고 했다. 일반적인 건물보다 낮게 설치한 창문이 대표적이다. "보통 건물처럼 창문을 달면 키가 작은 아이들은 답답해해요. 여닫이창의 윗부분이 밖으로 열리게 하면 아이들이 창을 타고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김창균(유타건축 대표)씨는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경기 포천의 2층짜리 창고 겸 작업실을 리모델링해 공연·전시 등을 위한 어린이 예술체험공간으로 만들었다. 한 층이 4m 정도로 높은 건물을 어린이에게 맞게 재구성하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 1층에는 어린이 키 높이에 맞게 만든 집 모양의 구조물로 책 읽는 공간을 만들었다. 2층 뾰족 지붕 부분에는 좁고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잠자는 공간을 다락방처럼 꾸몄다.

 피노키오 예술체험공간. /사진가 진효숙

 

지난 2월 개관한 경북 청도군의 청도어린이도서관은 동아대 건축학과 이성호 교수가 건축가 오신욱(라움건축)·신종기(동인건축)씨와 협력해 설계했다. 지방 어린이들에게도 수도권 못지않은 교육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청도군이 진행한 프로젝트다. 빛을 받을 수 있는 천창을 곳곳에 뒀다. 이 교수는 "밀폐된 느낌을 줄이고, 벽을 타고 내려온 빛이 공간을 밝게 유지해 어린이들의 정서에 도움을 주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2층 벽과 천장 일부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의 청도어린이도서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조형미를 준다. /사진가 조명환



전문가들은 건축가들의 잇단 어린이시설 프로젝트에 대해 "보육·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상황과, 비슷비슷했던 공공 성격의 건물도 '제대로' 지으려는 최근의 흐름이 맞물려 나타난 흐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건축가가 지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제대로 짓는 게 본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공공 성격의 건축물 상당수가 그렇듯 지자체 등 건축주들이 건물 규모와 층별 용도까지 미리 정해서 설계를 맡기면, 건축가가 전문가의 조언이나 사용자의 특성을 설계에 반영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다.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김성홍 교수는 "설계 작업 이전의 기획 단계, 완공 후 일정 시점까지의 운영에도 건축가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좋은 건축물은 건축가가 설계 전후의 단계부터 건축주나 각계 전문가와 적극적으로 논의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부에선 "완공 후 운영 단계에서 건축주들이 설계자의 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경직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라고 한다. 실제로 한 어린이시설의 경우 '체험공간'으로 만든 건물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푯말을 붙여 어린이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또 건축가가 소규모 공연장이나 놀이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한 공간에 서가(書架)를 들여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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