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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 화장실 냄새가 난다… 디자인 냄새가 (2011-08-26)

공중 화장실 시리즈로 '젊은 건축가상' 수상… 화장실 건축가 김창균
공중 화장실이 보잘것없다?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 건축의 시작… 
화장실부터 조금씩 바꿔보라, 동네 문화 수준이 높아질 것

"와, 바로 내가 이상적으로 그리던 집처럼 생겼어. 자연 속에 파묻혀서 소통하는 것 같은…. 나중에 우리 집 지을 때 이렇게 좀 지어줘."

한 젊은 건축가가 만든 작품을 보고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친구가 집의 이상형이라고 언급한 건물은 집이 아니었다. 서울 남산야생화 공원 안에 있는 공중 화장실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 건축가는 진짜 이 화장실과 비슷한 집을 짓게 됐다. 친구의 집이 아니라 친구 누나의 집이지만.

이 '집 같은 화장실'을 설계한 사람은 건축가 김창균(40·유타건축 대표·사진)씨다. 그는 '화장실 건축가'로 불린다. 서울 남산야생화 공원, 남산 장충체육회 화장실, 상계동 상상어린이 공원 화장실, 비석골 공원 화장실 등 4개의 화장실 연작을 통해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젊은 건축가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재료의 성질과 공간적 움직임에 독자적인 관점을 결합시켜 화장실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었다"고 평했다.

"공중 화장실은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공공건물이다. 어떤 공공 건축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난주 남산야생화 공원 화장실에서 만난 김씨는 화장실 가리개 아래 벤치에 앉은 사람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화장실도 만남의 장소, 쉼터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산책길의 연장선으로 만든 서울 남산야생화 공원 화장실. 주변 환경을 고려해 한눈에 띄는 형태 대신 노출 콘크리트로 외벽을 만들어 자연에 파묻힌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화장실 옆 회색 외벽을 캔버스 삼아 향나무가 가지런히 서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그가 화장실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장소성'이다. 주위 환경과 어우러지고 가급적이면 주변 공간에 사용된 재료를 화장실에 써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한다. 김씨는 "지자체에서 화장실을 의뢰해서 가보면 하나같이 한옥이나 오두막 같은 화장실 아니면 피아노나 변기 모양 화장실처럼 한눈에 띄는 디자인을 원한다"며 "과한 디자인에 익숙한 담당자들을 설득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고 했다.

2009년 건축사무소를 연 뒤 처음 맡은 프로젝트인 남산야생화 공원 화장실은 '자연의 연장(延長)'을 주제로 삼았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동 사이에 폭 3m 정도의 빈 공간을 둬 화장실 뒤편에 있는 나무가 보이도록 했고,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길 끝도 틔워 화장실 옆쪽 숲길이 배경처럼 보이게 했다. 화장실 사이사이로 숲이 들어온 듯하다. 외벽은 자연 소재인 노출 콘크리트로 담백하게 만들어 화장실 주위의 느티나무와 향나무가 마치 회색의 캔버스를 배경 삼아 서 있는 것 같다. 김씨는 "화장실에 작은 산책로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테트리스 게임 조각 2개를 끼워 넣은 듯한 형태의 상계동 상상어린이 공원 화장실.
월계동에 있는 비석골 공원 화장실은 주변에 돌이 많은 환경을 고려했다. '비석이 세워져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비석골 명칭과 어울리도록 벽돌로 정갈한 형태의 직육면체 매스(덩어리) 3개를 나란히 배치했다. 어렸을 때 했던 비석치기의 추억을 떠올린 디자인이다. 남산 장충체육회 화장실은 자연과 건물이 소통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화장실 천장을 요철 형태로 올록볼록하게 만들었다.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동시에 기능적인 면도 고려했다. 어린아이와 장애인이 쓰는 다목적 화장실 천장은 높게 만들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도록 했다.

흉물이었던 놀이터 화장실을 리모델링한 상계동의 상상어린이 공원 화장실은 테트리스 게임에 등장하는 조각 2개를 끼워 넣은 듯한 형태다. 컬러도 강렬한 주황색과 하얀색을 섞어 화장실 자체가 하나의 놀이 기구처럼 보인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표피"라는 설명이다. 한때 범죄의 온상이었던 화장실이 리모델링으로 이 지역의 아이콘 같은 존재가 됐다.

 비석골이라는 지명에서 착안해 벽돌로 외벽을 쌓고 건물 사이에 나무를 넣은 비석골 공원 화장실. /김창균씨 제공
김씨는 "공중 화장실이 문화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까지 지녔다"며 일본의 '구마모토 아트폴리스'를 예로 들었다. '구마모토 아트폴리스'는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의 제안으로 공공화장실, 다리, 경찰서 등 구마모토 지역의 소소한 공공시설을 건축 작품으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한 프로젝트다. 그는 "동네의 문화 수준을 높인다고 모든 동네에 '예술의 전당'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공중 화장실처럼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작은 공공시설들을 조금씩 바꿔 나가면서 동네 풍경을 문화적으로 진솔하게 가꿔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스스로를 '동네 건축가'라고 부르는 그는 "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드는 게 꿈"이라 했다.

[건축문화 2011/7월호]  서울시립대학교 미디어관 | MEDIA CENTER IN UNIVERSTY OF SEOUL (2011-07-01)

 

Site 서울시립대학교 미디어관은 캠퍼스 중심부가 아닌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남쪽에는 인접 중학교가, 동쪽에는 배봉산에서 내려오는 능선의 끝자락에 원예학과의 온실과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서쪽과 북쪽에 초기 서울시립대학교를 대표하는 붉은 벽돌의 건축물들이 둘러쌓고 있다.
Program 캠퍼스 내에서 가장 작은 건축면적인 미디어관은 원래 2층 노출콘크리트 마감의 캠퍼스관리센터로 목공실, 녹지관리실, 온실관리실, 환경원예과 실험실, 창고 등 각기 다른 프로그램을 수용하고 있었다. 기존 건물은 지붕이 없이 외부로 열린 채 다양한 방향으로 캠퍼스 건축물들을 비롯한 주변 경관과 소통하며, 작지만 강한 장소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캠퍼스관리센터가 대학 내 공간의 재배치에 따른 증축, 그것도 각 층별 최대 바닥면적을 채우길 원하는 3개 층 수직 증축을 통해 미디어관으로 리모델링되었다. 요구되는 프로그램은 기존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상부에 대학 언론사와 교수학습개발센터가 입주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Unbounded Box 학교 경계선의 자투리땅에 위치한 미디어센터는 기존의 캠퍼스 건물군 사이의 작은 부속건물이 되기보다는 캠퍼스 경관과 대응하고 장소적 정체성을 갖는 건축물의 역할이 되고자 한다. 제한되지 않은 다층적, 입체적 내외부 공간을 형성하고자 기존 저층부는 중앙의 계단과 주출입구를 중심으로 복층의 공간을 유지하며 수직이동과 함께 내외부 공간을 담도록 하였고 동선의 끝부분에는 주변맥락으로의 확장과 연계를 경험할 수 있는 경계 없는 열린 건축물을 계획하였다.

Division + Energy Saving 추가되는 프로그램은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상주 및 방문인원이 많이 요구된다. 기존 노출콘크리트 위에 3개 층의 수직 증축을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담은 새로운 모습으로 리모델링해야 했다. 기존 외벽과 동일면에 개구부를 내는 대신, 기둥 밖으로 돌출시켜 캔틸레버 공간을 만들고 무게감이 전혀 다른 투명유리로 분절하여 매스의 비례를 조정하였다. 북향의 건물을 동일한 콘크리트로 구성했다면 하루 종일 그늘진 거대한 벽이 되었을 것이다. 3, 4층의 유리 커튼월은 주변을 반사하여 투영함과 동시에 내부에서는 높아진 시선을 통해 캠퍼스를 파노라마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많은 인원이 상주하는 만큼 유리의 에너지 손실을 극복하고자 캔틸레버 공간에 회전 수직 루버를 설치하여 외부로부터의 햇빛을 스스로 조정하고 열손실을 최대한 막도록 하였다. 더불어 회전 수직 루버를 통해 내부 이용자는 외부 경관과 채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고, 외부에서는 내부로부터의 조명이 변화하여 시각적 흥미를 유도하였다. 캠퍼스 내에서 고정된 인공물이 아닌 시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일종의 작은 친환경 장치를 실험해보았다.
Material 외벽은 기존 건물의 주재료인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였고 3, 4층에 커튼월과 유리내부로 투영되는 목재 수직루버를 통해 표정의 변화를 주었다. 남쪽 매스는 구조적으로 경량의 증축이 요구되어 폴리카보네이트를 이중으로 설치하여 내부마감까지 처리되도록 하였다. 폴리카보네이트를 통해 야간에는 내부 조명이 외부와 복도로 은은하게 투과된다. 내부 마감은 기존 건물의 외벽이었던 노출콘크리트 부분이 내벽이 되도록 하였고, 추가 설치된 엘리베이터 실까지 동일한 재료로 표현하였다. 증축된 층의 복도는 미송합판으로 마감하여 중앙 코어부 노출콘크리트가 표현하는 인공의 송패널무늬와 묘한 대조를 이루도록 하였다. 천장은 목재루버와 메탈매쉬로 처리하여 경쾌함을 전달한다. 
글: 김창균, 사진: 황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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