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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Herald]  Creating places for pleasant daily life (2012-06-20)

Inside of the book cafe of Art Space Pinocchio (Jin Hyo-sook)
Following is the seventh in a series of articles in which leading architects discuss their representative work. ― Ed.


There is no neighborhood architecture for those of us who are familiar with the exit numbers of subway stations and brand names of apartment complexes. No matter how small or insignificant, neighborhood architecture should have public value as entities. We should meet ordinary but well-designed architecture and spaces, which are created to have their unique and distinct features in our neighborhoods. To that end, I try to create spaces as easily and clearly as possible under different conditions so that people can take in the values and pleasures of unique places created by architectural spaces in their neighborhoods. They should become joyful and familiar icons in our neighborhoods. 

Securing various depths for perspectives

I have worked on various projects while paying attention to the extension of boundaries focusing on perspectives and potentials of the fluidity of empty spaces. Windows are more than devices to visually connect the inside to the outside of buildings or for ventilation. Streets we walk on, the neighborhoods in which we live, nature, and the many people we meet by chance or out of necessity are easily forgotten inside the thick, dichotomous walls of buildings. To create a healthy city through buildings, we should reflect on ourselves living in a city as we approach our urban surroundings and nature through various perspectives. Healthy cities and society can be created regardless of locations of buildings, architectural programs or their scale. 

Art Space Pinocchio in Pocheon

Pinocchio, a space for artistic experience nestled in the secluded rural landscape near Unak Mountain in Pocheon, was a deserted area for more than two years. The client wanted the bleak, empty space to be remodeled as a place where children could experience art, with specific required programs such as exhibitions, experiences, a book caf, performances, education, etc.
Exterior of Art Space Pinocchio (Jin Hyo-sook)

The floor height of the existing building was considerable and the second floor was gable-roofed. Imagining Pinocchio in the stomach of a whale, I proposed for the space with “a house in a house,” and for this I divided up large spaces vertically in the concept of attics and adjusted them to fit the scale of children. I tried to create a space that stimulates the imagination and susceptibility of children, meeting the purpose of the space.

Instead of inducing interest by decorative and visual elements, I encouraged the children to communicate with the interior and exterior of the building, roaming around the various spaces. Besides, adults as well as children were meant to adjust themselves to the scale of the space and blend in naturally with the green surroundings that change with time. The book caf plays a central role in the whole space, where fluid movement of the eye and changing external light create changing scenes. This was achieved by simultaneously expanding the borders with the small house-shaped space outside and boring into the existing wall on the first floor of the main building. 
Kim, Chang Gyun

By Kim, Chang Gyun
UTAA Company / University of Seoul adjunct professor

Kim Chang-gyun was born in 1971 and earned his bachelor’s and master’s degrees in architecture at the University of Seoul. He built his professional career including at the office for architectural design at the Marine Corps headquarters, and at Atec Architects. He opened UTAA Company in 2009 after serving as co-representative at Richue Architects.

[아시아경제신문]  서울시, 주민참여형 재생사업 ‘주택개량’ 상담 실시 (2012-06-20)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무료상담을 실시한다. 전면 철거형 재개발·재건축 대신 주택 신축, 증·개축 또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비용 추산 등의 지원제도를 안내하기 위해서다.

20일 서울시는 주민참여형 재생사업구역 2개 구역을 대상으로 21일부터 ‘주택개량 상담창구’를 시범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주민참여형 재생사업지는 ▲정비(예정)구역 해제지역 2개 구역(마포구 연남동, 서대문구 북가좌동) ▲재정비촉진지구 내 존치지역 3개 구역(동작구 흑석동, 금천구 시흥동, 성북구 길음동) ▲다가구·다세대 밀집지역 2개 구역(도봉구 방학동, 구로구 온수동) 등 총 7개 구역으로 이중 마포구 연남동, 서대문구 북가좌동이 시범사업지다.

상담창구에서는 주택개량 상담 전문가가 구역내 신축, 증·개축, 리모델링시 주택개량 범위의 진단과 개략비용을 제시해준다. 계층별, 사업내용별 각종 지원제도와 연계한 맞춤형 상담도 이뤄진다. 이는 기존 설계사를 통할 경우 유료로 진행되는 사항이다.

특히 주택개량 상담 전문가는 서울시 공공건축가 또는 자치구 추천을 받은 관내 건축사 중에서 구역별로 선정하고 상담을 실시한다. 우선 실시되는 연남동에는 김창균 유타건축사사무소 대표가, 북가좌동에는 위진복 유아이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전담한다.

상담반은 상담 전문가와 시·자치구 공무원 등 2~3인으로 구성해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마포구 연남동은 연남동 주민센터와 서대문구 북가좌동은 북가좌2동 주민센터에서 현장상담을 실시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정책실 주거재생정책관은 “사업구역내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주택개량에 대한 정보제공 등이 전무한 상태에서 각종 지원제도와 연계한 상담 전문가의 맞춤형 상담이 실시되는 만큼 주민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상담신청은 인터넷(http://citybuild.seoul.go.kr)과 방문 및 전화(2171-2645)로 신청을 받는다. 시범 사업지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구역은 9월부터 운영된다.

[머니투데이]  내집마련의 꿈, '단독주택 짓기'로 앞당길수? (2012-06-12)

[Book]'집짓기 바이블'··· 건축주 건축가 시공자가 털어놓는 모든 것

지난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 이른바 '땅콩집' 열풍이 불었다. 30~40대 직장인이 서울 강북의 20평대 아파트값으로 수도권에 친구와 함께 따뜻하고 튼튼한 단독주택을 짓는 다는 것이다. 이는 '내 집 마련의 꿈'에 저당 잡힌 도시인들에게 삶과 주거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었고, 실제로 특정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만 500가구 이상이 단독주택으로 옮기는 도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실제로 해보니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집짓기를 둘러싸고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진짜 정보'를 얻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건축가, 시공사, 건축주 등 어느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정보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건축가와 시공사 서로의 양심과 노력 여하에 따라, 또 건축주의 지식수준과 경제력에 따라 완공되는 집의 완성도는 천양지차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 이에 '좋은 집짓기'에 대한 솔직한 대담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건축주, 건축가, 시공사의 얘기를 함께 들어보자. 법적인 기준, 의무와 권리, 의사소통의 방법들을 터놓고 얘기해보자.'

이름하여 '집짓기 삼자대면'이다. 한 채의 집을 완공하는데 까지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과대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 공개하자는 것이다.

집짓기에 앞서 △설계비는 어떻게 책정될까 △건축가에게 상담료는 얼마나 지불해야 하나 △시공사와 계약할 때 유의할 점 △건축비 지불 관례 △건축주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 △건축 관련법 등 고민과 함께 궁금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닐 테다.

이 책에는 집에 관한 고민부터 준공까지 깐깐하고 시시콜콜한 정보가 경험자들의 대화체로 생생하게 담겨있다. 단독주택을 갖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만나보라. 손에 잡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고, 집짓기에 관한 진정한 바이블이 되어줄 것이다.

◇'집짓기 바이블'=조남호, 문 훈, 김창균, 문성광, 송형국, 정재식, 문병호 지음/ 마티 펴냄/ 403쪽/ 2만5000원

[공간]  동네 속 주민과 교감하는 건축 (2012-04-12)
서울시 주거 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마을 공동체 중심의 주거 개발 추진 방식에 대한 논란이 많다. 서울시의 구체적 방안이 어떻게 수립되어야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마을 단위 개발의 주체가 되어야 할 주민 공동체가 어떻게 정책 시행에 대응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 곳곳에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축가들의 움직임이 있다. 그들은 그 지역에 직접 살거나 일하면서 주민과 교류하고, 동네 일에 주민으로서 또는 전문가로서 참여하기도 한다. 이는 건축가가 지역 공동체 중심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서울시 정책을 각 동네에 적합하게 구현하도록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의 시작이다.
이들은 도시 속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면서도,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건축을 하고 있다. 황두진처럼 ‘동네 건축가론’을 주창하며 자신의 입지를 명시하기도 하고, 공간그룹처럼 종로구와 협력해 ‘희망의 보금자리’라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일상의 건축’, ‘재활용 건축’ 등의 신념으로 부녀회를 찾아가 획일적 아파트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강제 철거로 살 집이 없어진 주민을 위해 간이 구조물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공간」은 여러 건축가를 만나 서울시가 제시하는 주거 정책의 방향과, 동네·주민을 중심으로 건축을 실천하고자 하는 건축가들의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한윤정 기자>

주민들과 어떻게 교류하나? 동네 주민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문제로 당신을 찾나?

김창균
나를 찾아오는 건축주는 모두 동네 주민이라고 생각한다. 관공서 의뢰도 건물이 동네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동네 건축이다. 건축주는 주로 지인, 공사업체, 구청(공무원), 공인중개사의 소개를 통해 건축가를 만난다. 나를 찾는 개인 건축주와 관공서 관계자 모두 소개나 기사를 통해 알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호섭·신경미 서두르지 않고 주민들을 알아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입소문을 통해 알려져 일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건축가에 대한 선입견을 허물고 일상의 건축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노력으로 주민과의 대화 등을 소식지로 제작, 배포하기도 한다. 이런 소통을 통해 일반인의 생각을 배우고, 건축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도 한다.

임태병 동네 주민과 한 동네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서로가 어떤 일에 종사하는지 알게 되므로 특별히 시간을 들여 자신을 알리거나 특정 목적을 바탕으로 교류하지 않는다. 주민들의 문의는 거창한 것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내용이다. 그들의 일상적 문의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어떤 태도로 대응하는지가 동네 건축가로서의 입지를 결정한다.

장영철 건축가로서 주민들과 교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집의 용도 변경이나 비용 등이 궁금해 사무실을 찾는 주민들 중 우리 디자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건축주는 우선 언론 매체에 드러난 건축가를 찾기 마련이다. 그렇게 찾아간 건축가는 그 동네 건축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황두진 일차적으로는 당연히 주민으로서 일상 생활에서 교류를 하고 있다. 직업적으로는 내 생각과 작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알려왔다. 지역적 논의에 참여해 의견을 표명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동네에 거주하는 개인 건축주와의 작업뿐 아니라 공공 작업의 의뢰를 받기도 한다.

 
↑ Doojin Hwang Architects, Gallery Artside, 2010 ©Park,Youngchae / ↑ Doojin Hwang Architects, The West Village, 2011 ©Park,Youngchae


동네 건축가는 자생적 존재다. 대중의 사회적 필요에 맞춘 건축가들의 자발적인 상향식(bottom-up) 조직의 전형이다. 한편 건축 관련 협회가 건축가를 관리하고 추천하는 제도는 하향식(top-down)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건축주와 건축가를 연결하는 매개가 없는 현재, 건축가를 찾고자 하는 개인의 수가 증가하면 이런 하향식 제도적 장치를 도입해야 할까? 또는 자생적 대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김창균
 일반인이 인터넷으로 유명 건축가나 대규모 설계회사를 찾기는 어렵지 않으나 동네 건축가를 찾기는 힘들다. 건축 관련 협회가 건축가 소개 및 그들의 역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축가와 건축주를 연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역량 있는 다양한 건축가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이 책임감 있게 작업할 수 있도록 투명한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권문성 동네 건축가는 이미 ‘집장사’의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할 수 있다. 이들 ‘집장사’가 자연스럽게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며, 공공에서 훈련된 건축주 그룹을 확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궁극적으로는 건축주 스스로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순히 상향식, 하향식으로 구분해 파악할 문제는 아니다.

박창현 건축가의 일이나 작업 과정 소개를 제도적으로 하려면 하향식 제도도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과 건축가에 대한 필요성이 전달되고 나면 자생적인 상향식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긴 시간이 필요하고 건축가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신호섭·신경미 예전보다 많은 사람이 양질의 건축 디자인을 원하지만 대부분 어떻게 건축가를 찾고 문의하는지 알지 못한다. 이때 일본의 디자인 프로듀서(design producer) 같은, 기존의 이익 단체와는 다른 종류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의 공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소규모 건축의 경우 건축 지식에 기반한 객관적 시각을 가진 연결 매개체가 적합하다 생각한다.

이진오자신을 소개할 기회가 적은 건축가와 찾아갈 건축가가 없는 건축주를 위해 협회가 적정 프로젝트에 따라 건축가 풀(architect pool)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시에 건축가가 개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자생적으로 건축주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임재용 동네 건축가를 정의할 필요가 있겠다. 현재 조명되는 동네 건축가는 ‘집장사’로 대표되는 과거의 ‘피동적 동네 건축가’가 아니라 프로젝트를 통해서 대중과의 만남을 찾아나서는 ‘능동적 동네 건축가’다. 물론 건축 관련 협회 등이 하향식 방식으로 일반 대중과 다양한 부류의 건축가를 연계해 건축 서비스를 증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장영철 동네 건축가는 그 동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생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건축주는 동네의 건축가를 찾아가기보다 언론 매체를 통해 건축가를 접한다. 그러므로 (대중매체와 건축가 자신의 제작물 모두를 포함하는) 미디어가 가장 실제적인 매개체라 생각한다. 물론 이후 의뢰의 성립은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의 직접적 만남을 통한 교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황두진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건축가 개개인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상향식과 하향식 조직은 상보적 관계인데, 개인 건축주가 건축가를 선정하는 방식 등은 하향식이 지배적인 데 비해 상향식 움직임은 최근까지 활발하지 않았다. 현재 상향식 조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적합한 도구는 인터넷, 웹페이지는 자신의 건축적 의도를 가장 정확하게 알리는 방법이다. 하향식 조직이 개입된다면 특정 단체가 건축가를 추천하는 것보다는 다원화된 사회에 맞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동네의 주민의 한 사람이자 건축가로서 지역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건의하기도 하나? 어떤 방법으로 누구에게 건의할 수 있나?

김창균 건축가가 개인 건축주나 정부 기관에 프로젝트를 건의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대부분 개발업자로 오인받거나 의도를 의심받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지하철역 출입통행로 활용 방안에 대해 도시철도공사에 건의하며 비용의 대부분을 개인적으로 부담하기로 했음에도 의도를 의심받은 적이 있다.

임태병 공공 건축 프로젝트를 건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 어떤 동네든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다 보면 그 동네 작업을 할 기회가 생기는데 (물론 처음에는 번듯하고 근사한 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때 평소 생각들을 건의하거나 반영한다.

장영철 실제로 성동구청에서 어린이집 프로젝트를 하면서 지역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를 건의한 적이 있으나 실현되지 않았고, 실현되기도 어려울 것이다. 실현되려면 건축가가 정치적 역할도 해야 하는데, 둘 다 프로젝트에 들이는 절대적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황두진 건물을 통해, 그리고 말과 글을 통해 제안할 수 있다. 행정기관이 발주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개인적인 건축 철학에 반하는 것은 거절하기도 하고, 동네에 바람직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것은 반대 의사를 피력하기도 한다. 그 지역의 대표적인 동네 건축가들이 거부하는 일은 행정기관도 추진하기 어렵다.
 
건물 디자인에 건축주의 요구 사항만큼 지역성을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당신의 주요 활동 지역에 대해 당신이 정의하는 그 동네만의 특성이 있나? 건축주의 요구가 지역성과 상충되는 경우가 있나?

권문성 동네의 미래는 수 년간 누적된 가치가 동네의 현재 요구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서촌 지역의 경우, 당초 서울시의 고민 대상은 한옥 자체였으나, 하나하나의 한옥과 현재의 건축물들을 지금의 모습이 되도록 만들어 놓은 길의 역사를 지역 주민이 공감했고,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계획 방향이 어렵지 않게 전개됐다. 그럼에도 그런 전제에 따른 결과들이 개발을 지향하는 주민의 생각과 같지 않아 조정하기 쉽지 않았다.

김창균
 지역성은 매우 중요하며 도시 맥락, 동네 맥락, 건물 하나하나 등 지역 현재 상황과 과거의 역사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경제 논리에 치우친 주거 재개발은 그런 맥락을 무시할 뿐 아니라 상품성 자체를 지역성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간혹 건축주가 지나치게 부동산적 가치에 치우치거나 특정 재료 및 공간적 구성을 요구해 지역의 장소적 맥락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건축가로서 지역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제안으로 건축주를 설득해 좋은 사례를 만들려 한다. 동네의 현재 맥락 안에서 일상의 특징을 찾아 개선하고 축적해나가려는 자세가 건축주와 건축가 모두에게 필요하다.

박창현
 건축가로서 지역성을 고려하고 그를 작업에 반영함은 당연한 일이다. 같은 서교동이라도 대로변과 주거지가 다르듯, 한 동네 안에서도 영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므로 대처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경험에 의하면 건축주와 상충되는 부분은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다.

신호섭·신경미
 서울시는 북촌의 지역성을 ‘한옥 관광 명소’로 규정하고 한옥의 형태를 획일적으로 규제한다. 이는 한옥의 본질을 이해한 정책도 아니고 주민들의 일상적 요구를 충족시키지도 못할 뿐 아니라 동네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보는 현재 북촌의 모습은 젊은 층 유입으로 인한 새것과 옛것의 충돌과 어우러짐이다. 그러므로 보존에 대한 전문가의 세심한 판단에 기반한 융통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

임재용
 지역성은 발견하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또한 다양한 요소가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어 종합된 것이고 계속해서 진행되며 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성이라는 개념의 포로가 되어 경직되는 것보다 주어진 상황에 맞는 적절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장영철
 지역성은 디자인적 요소로만 받아들여질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부동산 가격, 시공비, 방 개수 등 실질적인 측면도 포함하는 것이다. 건축주의 기본 요구 사항도 이런 의미에서 지역성의 요소라고 생각한다.

황두진
 탈국적적 기념비적 디자인을 요구하는 발주처의 자세도 문제지만, 그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건축가의 자세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서울을 체험하고 그 경험을 디자인에 반영한다. 내가 사는 도시의 맥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맥을 창조하는 것이다. 즉 지역성 자체가 디자인의 수단이나 목표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SAAI, 2010 Wow Book Festival Play Ground, 2010 (Courtesy of SAAI)

 
SAAI, Exhibition: between·interval·relations, 2009 (Courtesy of SAAI)

 
SAAI, Seogyo 408-10 Extension, 2011 (Courtesy of SAAI)


서울시는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 발표 이후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뉴타운·정비사업 구역에서 해제되는 지역은 ‘마을 만들기’,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도입하는 한편, 서울시는 공동이용시설 설치 지원, 집 수리비 융자 등의 혜택을 줄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 또한 서울시가 ‘마을 만들기’를 매뉴얼화하고 지침으로 지자체에 배포하는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나?

권문성 처음부터 뉴타운 계획은 무리한 접근이었다. 당연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마을이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제시되는 대안은 가능성이 있으나, 각각 마을의 조건에 적합한 방안과 바람직한 결과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숨에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시간, 인력, 건축가 등 전문가의 헌신이 필요한 접근이다.

김창균 공공 기관이 민간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공적 영역을 지원하면 실효성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전시 행정이 아닌 실질적으로 좋은 사례를 만들어 주거 개발의 다양한 접근 방식과 그 결과 생성의 올바른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서울시가 매뉴얼화하는 것이 이런 과정이라면 서울뿐 아니라 타 지역 건축가의 활동도 활성화시키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신호섭·신경미 현재까지의 경제 논리에 의한 개발은 소수의 경제 이익을 위해 변질되는 경우가 많아, 시의 이런 정책적 지원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시 차원의 지원, 공공 건축가 등 전문가 참여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세대 밀집 지역의 공공 공간 조성을 지원하고 대중에게 좋은 사례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진오 마을 만들기는 섬세하고 장기적이며 복합적이다. 선의의 의도라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위험한 사업이다. 한국의 현실과 지역의 특성이 모두 다르므로 분별없는 벤치마킹을 지양하고, 주민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합의를 통해 시작한 사업은 정권이 바뀌거나 단체장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지역의 건축가가 그룹을 이루고 마을 단위가 개발의 주체가 된다면 정기적 교류를 통해 지역 단위의 공간적 대안을 만들 수 있다.

임재용 서울시의 이런 정책은 도시 환경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매뉴얼화해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철저하게 관찰하고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 동네 건축가의 자세를 기반으로 한 거시적 전략이 필요하다.

장영철
 표면적 조건에만 맞으면 임의적으로 업체를 선정하는 공공 기관의 조달 업무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공공 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이 대중을 위한 건축적 성과가 있기는 힘들다. 마을 만들기는 앞에서 말한 의미의 지역성이 강한 프로젝트다. 이런 계획이야말로 상향식 방식으로 그 동네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에게 용역을 주어 그들이 자체적으로 매뉴얼화하고, 이를 다른 동네와 공유하는 방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황두진
 단순히 건축계 내의 논의를 넘어 행정기관에서 이런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기존의 개발 논리와 다른 방향이므로 성과 도출이나 수행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대중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문제인 만큼, 계획 수립 시 주의할 사항이 있다. 우선 새로운 계획은 도시의 기본 밀도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밀도를 충족하지 못하면 대중이 아닌 특수층을 위한 개발이 된다. 또한 단지를 기반으로 하기보다 길과 건물이 주축이 된 계획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효율성 위주의 사고가 아닌 장기적 안목으로 주민 참여를 실현하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서울시의 대안이 그 과정과 사회적 평가를 기록으로 남겨 이후 정책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UTAA, Remodelling of Toilet in Children's Park, 2011 (Courtesy of UTAA)

 
UTAA, Pocheon Pinocchio, 2012 ©Jin, Hyosook

 
UTAA, Samcheong-dong pumping station, 2010 ©Hwang, Hyochel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내 아파트가 아닌 저층 주거지 거주 가구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를 선호한다. 한편 서울시는 공동주택 내 텃밭 조성과 저층 고밀화 등을 통한 지속 가능한 거주 공간을 좋은 주거환경으로 제시한다. 건축가로서의 경험에 비춰볼 때, 현대인의 생활 패턴이 요구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권문성 주택의 형식을 미리 정해놓고 접근할 필요는 없을 뿐 아니라, 대책과 결과를 미리 갖고 시작하는 건축가는 드물다. 합리적 주거 형식은 주어진 여건, 마을의 상황, 주민의 요구를 찾으면서 드러날 것이다.

김창균 대중은 주차나 안전 등 생활의 편리를 갖춘 ‘단지’를 선호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대다수인 단일 유닛의 규격화된 아파트가 다양해진 현대인의 생활 패턴을 충족시킬 수 없다. 특히 수익성의 최대화를 목표로 하는 대부분의 주거 개발 계획에 있어 다양성은 불필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지’ 개념을 마을 공동체 개념으로 발전시켜 기존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동네에 적합한 건축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호섭·신경미 아파트의 편리함을 주택에 도입하는 데 주차·공원·공공시설 지원은 필수적이다. 정책적 지원 등을 통해 지역 환경이 개선되고 지속 가능한 주거환경이 우선 조성되어야 한다. 최근 한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주거환경으로서 소규모 단독주택의 가능성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시공가가 높아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한옥 외 다양한 소규모 주거 형태의 대안이 필요하다.

이진오 공간보다는 프로그램 우선의 계획이 필요하다. 축제 등으로 주민 간 친목 도모를 통해 만남의 기회를 늘리고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요구에 반응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도 있다.

임재용 대중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아파트가 편리하기도 하지만 투자 가치를 명백히 보여주는 주거 형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옥의 경우처럼 경제적 가치가 월등하다 증명되는 주거 형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런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반응하는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도 건축가의 일이다. 지속 가능한 저층 고밀화는 개발 사업 전체의 밀도를 줄여야 하므로, 사업성을 추구하는 현 주거 시장에서 정부의 경제적 지원 없이는 채택하기 어려우나, 용적률 140%의 저층 고밀화 단지가 용적률 200%의 고층 아파트보다 투자 가치가 높아진다면 가능하다.

장영철 서울의 주거 개발은 주거 형태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로 진행되어왔다. 동네 주민이 주거 개발 사업의 주체가 되어 대규모 개발 대신 건축가와 지속적으로 협업해 소규모 주거환경을 개선해가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로써 건강한 도시환경을 만들 수 있고, 경제적 이득만이 아닌 다각적인 면에서 이로움을 얻을 수 있다.

황두진 걸을 수 있는 도시의 모습을 위해 우선 도입해야 할 방식은 복합 건축과 지역 주차제라 생각한다. 서울 대부분 지역을 주상 혼합 건물로 구성해 대중에게 직장 근처에 살 수 있는 선택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필지별 주차를 대신할 공동 주차시설을 마련해 주차장으로 가득 찬 거리가 아닌 걷고 싶은 거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서울에는 도시의 밀도를 낮추는 텃밭보다는 옥상 정원이나 소규모 지역 공원을 형성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사실 뉴타운의 사업 단위는 지나치게 거대했다. 서울시가 공동 주차시설을 하나의 단위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Wise Architecture, Poi-dong Mobile Study Room, 2011 (Courtesy of WISE Architecture)

 
Wise Architecture, Poi-dong Mobile Study Room, 2011 ©Kim, Dooho


동네 건축에 기반을 둔 건축 문화를 가진 대표적 나라로 스위스와 일본을 들 수 있다. 산중 농가의 헛간도 건축가에게 의뢰하는 정도로 건축가라는 직업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시에 이들의 건축은, 세계적으로도 뚜렷한 정체성을 보인다. 한국의 동네 건축 확산이 한국 건축의 정체성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보나?

권문성 사회적 요구가 잘 정리되어 모아지고, 건축가의 헌신이 있다면 우리만의 건축 모습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을 얻기 어려운 많은 건축가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창균
 일본의 국민과 언론은 일본 건축을 알리려 혈안이라고 한다. 그것이 그네들 건축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반이라 생각한다. 한국 건축계는 대중의 삶에 건축을 보다 가까이에서 소개하고 일상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내부적 성찰과 자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건축주, 건축가, 언론이 각자 역할을 해야 한다. 건축주는 책임 있는 건축가와 함께 공공 자산으로의 건축을 통해 진정성, 공동체, 정체성을 고려해야 한다. 한 명의 건축가가 수행하는 기존 개발이 여러 건축가에게 배분된다면 풍성하고 건강한 동네를 만들 수 있다. 건축가는 건축만을 위한 건축보다는 동네와 주민의 입장을 다양하게 반영하는 공공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언론은 국내 작품을 더 많이 알려 그에 대한 여론을 풍성하게 하거나 일상 공간에서의 건축 관련 전시회 개최 등 일반인이 건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주도해야 한다.

박창현
 건축 문화는 생활환경,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긴 시간에 걸쳐 변화한다. 동네 건축의 확산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젊은 건축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므로 서서히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신호섭·신경미
 우리의 경쟁 상대는 집장사, 건설업자인 것 같다. 건설업자에게 주거 건축 문의 시 주요 협의 내용은 평당 단가다. 그러나 싸고 빠르게 지어지는 집보다 양질의 주거환경을 원하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공간에 대한 전문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를 요구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아직 과도기적 단계로 동네 건축가가 많지는 않지만, 일상의 공간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건축가의 서비스라 생각한다. 지금 국내 건축계는 유명 건축가와 무명 건축가 사이의, 대규모 기업과 소규모 사무소 사이의 중간층이 부족하다. 일반인이 건축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상의 좋은 공간 또한 부족하다. 일상의 건축을 실행하는 건축가 저변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임재용
 국내의 주거 건축은 단독주택을 기반으로 한 해외 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거대 군락화되어 있다. 현재 한국 도시를 보면, 마을은 해체되고 아파트 단지를 섬처럼 둘러싼 담장 밖 거리는 황량하다. 수백 명의 건축가가 설계할 수 있는 마을이 하나의 아파트 단지로 계획되어 소수 대형 설계사무소가 독식함으로써 한국 건축계는 스튜디오 건축가가 생존하기 힘들다.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소규모 동네 건축의 확산은 한국 건축의 역동적 정체성 형성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장영철
 동네 건축을 포함한 한국 건축이 정체성을 갖고 발전하려면 ‘부동산’이 아닌 ‘집’이 대중의 일상 대화의 소재가 되어야 한다. 건축의 정체성이 뚜렷한 포르투갈에서 건축을 한 친구에게 포르투갈이 경제 규모에 비해서 건축 수준이 높은 이유를 물었더니, “포르투갈 사람들은 일상의 패션을 얘기하듯 건축에 대해 대화한다.

황두진
 애초부터 나의 ‘동네 건축가론’은 한국 건축계의 발전을 모색하는 전략이다. 기존 건축계는 한국 건축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해외에서의 지명도가 중요하다고 여겼다. 개인적으로 한국 건축의 세계화는 ‘지역성을 고려하는 건축 태도의 세계화’ – 지역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보편화되는 것 – 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화 이전에 지역 주민, 한국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덧붙여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 위주의 제도적 환경은 동네 건축가가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지 못했다. 한국 건축 문화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건축가가 지역의 건축을 하면서 대규모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ARCHITECT 01/02]  젊은 건축가 김창균_즐거운 일상의 장소만들기 (2012-01-02)

 

 

 

 

즐거운 일상의 장소 만들기

건축을 말할 때 언제나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것이 장소와 공간이다. 사실 이 둘을 빼놓고는 건축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다. 많은 이론가들과 건축가들이 장소 만들기에 대하여 여러 견해를 밝히고 있으나, 대개는 특별한 장소와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할 뿐 일상의 소소한 공간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일상과 장소성의 중요성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이제 건축이 다루고 만들어 내는 공간과 장소 역시 건축가만의 문제나 건축적 미학을 넘어 우리 삶 저변에 짙게 깔린 일상의 문화 현상을 말해야 한다. 일상 속 다양한 장소의 즐거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 건축이 만들어내는 장소는 장소 자체가 도드라지는 그림(positive)이 될 수도 있고 여러 행위와 활동의 배경(negative)이 되기도 한다. 공간과 장소는 때로 정치가의 고담준론보다 도 더 큰 정서적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면서, 주변의 풍경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힘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 동네의 아이콘-비워진 공간에 골목 풍경 만들기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유명인들을 흔히 공인이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이들보다 동네에서 매일 마주치는 건축물이 훨씬 더 공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건축은 지어지는 순간 익명의 다수 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개되는 가장 공공적 가치를 가진 인공물이기 때문이다. 보통 건축에서 공적인 역할은 주로 공공 프로젝트이거나, 극장, 공연장, 미술관 등 여러 문화시설과 대규모 건축물만의 몫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일상과 떨어진 예술의 전당이나 현대미술관은 매일 찾아가는 곳이 아니다. 지하철 출입구 번호와 아파트 브랜드의 이름에 익숙한 우리에게 동네 건축이 없다. 아무리 규모가 작고 그저 동네에서 매일 지나치는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존재로서 공인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 평범하지만 잘 설계된, 땅위에 재료 하나하나가 모여 전체의 목소리와 색깔을 지닌 건축과 장소를 우리는 동네 어귀에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기 다른 조건 내에서 최대한 쉽고 명쾌하게 공간을 구성하려 한다. 동네에서 건축 공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고유한 장소의 가치와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한다. 우리 동네의 즐겁고 익숙한 아이콘이 된다.

 

멈춰진 장면에 에너지 더하기- 촉감+감성으로 재료의 솔직한 표현

최근 사무실에서 재료 자체의 솔직한 표현과 구성에 많은 노력과 실험을 하고 있다. 건축물(建築物) -건축이 아닌- 이란 매우 복잡한 여러 가지 현실적 바탕 위에 지어지는 실질적인 작품이다. 왜냐하면 물성을 가진 많은 재료들이 각각 서로 다른 위치에서 물리적으로 작용하여 튼튼한 기초 위에 한층 한층 지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종이나 스티로폼으로 만든 모형이나 현란한 느낌의 3차원 컴퓨터 이미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재료마다 물성이 다르고 크기가 다르다. 단위재가 모여 구성된 패턴과, 물성 자체의 질감으로 만들어지는 재료의 솔직한 표현은 우리의 촉감과 감성을 자극하며, 건축물의 진정한 모습을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 재료가 가지는 일차적 느낌을 넘어 작은 차이와 변화가 중요하다. 보는 이의 시점과 거리에 따라 물성과 크기의 다양함이 생성된다. 이를 통해 움직이지 않는 건 축물에 에너지를 더하여 즐겁고 다양한 모습이 만들어 진다.

 

도시/자연 속 시야의 다양한 깊이 확보

시선을 중심으로 경계의 확장과, 비워진 공간의 유동성이 가지는 잠재력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창문은 그저 안과 밖을 시각적으로 혹은 환기를 위해 연결하는 장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이분법적인 건물의 두꺼운 벽 안에서 지금까지 걸어왔던 도시와 거리,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자연, 우연히 혹은 필연적으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금방 잊힌다. 건축 물을 통해 건강한 도시가 되기 위해 다양한 시선의 깊이로 일상의 도시와 자연을 보면서 그 안에 살고 있는 내 자신을 투영해보면 어떨까? 건축물의 위치, 프로그램, 규모에 상관없이 건강한 도시와 사회가 만들어진다. 자 이제부터 우리가 매일 다니는 가장 익숙한 동네 골목길에서 시작해보자.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것들, 주변 도시와 풍경, 그리고 그 변화들을 느끼며 몸을 움직여 보자. 벽들의 틈과 창문을 바라보자.

(이하 생략 / 원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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